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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 평론

<선무당 평론> 배우 아이유 단상

<선무당 평론> 배우 아이유 단상

 

아이유는 참 독특하다. 비록 한 인물이지만 가수 아이유와 배우 아이유는 좀 다른 듯하다.

 

가수 아이유는 자신의 영역을 확고하게 차지하고 있다. 천부적 재능도 있겠지만, 치열하고 영특한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가수 아이유는 당당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배우 아이유는 어떤가. 배우 아이유는 좀 특이하다. 아이유라는 개인이 가진 특징 자체가 그렇다.

 

배우 아이유는 못생겼다. 그런데 예쁘다. 아이유는 맹한데 똑똑하다. 아이유는 어설픈데 치밀하다. 아이유는 길치인데, 인생의 길은 잘 찾는다. 아이유는 겸손한데 도도하다. 이유는 소박한데 화려하다. 아이유는 고생했으나 찌들지 않았다. 아이유는 성공했으나 올챙이를 잊지 않고 있다. 아이유는 유쾌한데 진지하다. 아이유는 장난기 많은데 진실하다. 아이유는 쾌활한데 외롭다.

 

다층적인 아이유다. 배우로서는 참 좋은 틀을 지니고 있다. 가수로도 그렇다. 그 독특함이 아이유의 원천이다.

 

여배우는 보통 3가지가 필요하다.

미모, 개성 그리고 매력이 그것이다. 이 3가지가 연기력을 만나 효과를 발휘한다. 다 가지면 좋겠지만, 시작하려면 최소한 하나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미모에 대한 평가는 말이 많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데 큰 몫을 한다. 미모는 배우가 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많은 배우조차도 미모에 대해 착각을 하기도 한다. 의외로 많은 여배우가 성형을 해서라도 예뻐지려고만 하는데, 미모가 연기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특히 여신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미모는 때로 연기에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너무 예뻐 연기에 방해가 되는 것이다.

 

물론 예쁜 여배우는 많고도 많다. 그러나 연기에 방해될 정도의 미모는 소수다. 손예진이나 한지민 정도가 그렇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누구에게도 뒤지 않지만, 언제나 평가는 박하게 받는 이들이다. 어쩌겠는가. 아파도 예쁘고, 초라해도 예쁘고, 위기에 처해도 예쁜걸....... 미모가 몰입을 방해한다. 그래서 두 배우를 보면 항상 안쓰럽다. 내 주제에 감히. 좀 엉뚱하게도 이효리가 연기를 포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말 어렵고도 어렵게 인정받은 한지민의 연기력 - <미스백>

 

좀 더 젊은 배우로는 배수지 정도가 있을 것이다. 수지도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영화 <차이나타운>에 나온 김혜수의 캐릭터가 해답일지도 모른다. 캐릭터를 위해 의도적으로 미모를 죽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언제나 새로운 캐릭터를 맡으면 미모가 연기에 방해가 되지 않는지 고민해야 한다. 여신이라면. 진지하게.

 

김태희는 좀 다른 케이스다. 여신하면 빠지지 않는 김태희다. 그런데 김태희의 연기는 미모보다 내면이 문제다. 어려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거의 완벽했다. 한마디로 공주였다. 그러니 공주 역할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너무 평탄했던 인생이 연기의 걸림돌이었던 셈이다. 젊은 시절 그녀는 그걸 깨닫지 못하고 연기 선생만 찾아다니는 헛수고를 한 셈이다. 지금보라. 결혼 후 복귀 작품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가 증명한다. 애들 키우면서 세상의 풍파를 좀 겪고 나니 저절로 연기가 되는 것이다.

 

아이유는 예쁘지만 여신급은 아니다.(안티아님) 이는 배우에게 오히려 장점이다. 때론 평범한 역할도, 때론 못난이 역할도 할 수 있다. 뛰어놀 수 있는 영역이 넓고도 넓다. 그렇다고 예쁜 역을 못할 정도도 아니니 말이다.

 

개성이 아이유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실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이 개성이다. 미모보다, 연기력보다 한 개인만이 풍길 수 있는 독특한 향기가 필요하다. 특히, 성형으로 외모가 비슷해지고, 규격화된 연기수업으로 연기조차 천편일률이다 보니 개성이 더 주목받게 된 시대다. 그런데 개성을 죽이는 성형만 하려고 한다. -.-;;;;

 

다행히도, 아니면 당연하게 아이유는 아이유만의 개성이 넘쳐난다. 아이유의 다층적 모습이 소중한 이유고, 아이유만이 가지고 독특한 세계관이 소중한 이유다. 배우 아이유는 개성에 있어서는 만랩이라 할 수 있다.

 

매력도 무난하다. 특히 <나의 아저씨>로 기존 아이돌 배우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후 매력의 깊이가 한층 깊어졌다. 어렸을 때 고뇌가 큰 힘이 되어주는 듯하다. 이제 못할 역할이 없어 보인다.

 

 

다만 섹시함이 아쉽기는 하다. 한국적 풍토가 섹시함을 알게 모르게 천시하고, 천박하게 여기는 측면이 강하다. 오죽하면 대표적 섹시퀸 이효리가 어려서 섹시하다는 말을 듣고 울었겠는가. 시대가 변해 많이 좋아진 듯하지만, 착시로 반동의 물결은 강력하다. 편협한 한국사회에서 섹시함은 위험하다. 날선 공격의 대상이 된다. 문득 설리가 보고 싶다.

 

그럼에도 여배우 매력의, 연기의 근본은 섹시함이다. 남배우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본능이다. 이성이든 동성이든 섹시함이 끌림의 기본이다. 물론 섹시함이 야함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섹시함이 있다. 배우 아이유의 연기 매력에서 부족한 부분이다.

 

섹시함의 원천은 자신감이다. 또 자신감의 원천도 섹시함이다. 카리스마 연기의 근원이기도 하다. 가수 아이유는 때로 카리스마가 넘치는데, 배우 아이유가 좀 약해 보이는 이유다. 가수 아이유는 끼를 부리는데, 배우 아이유는 그렇지 않다. 영화 <관상>에서 배우 이정배의 카리스마를 보라. 압도적이다. 넘쳐나는 수컷의 향기가 곧 카리스마다. 하나도 야하지 않지만 섹시함의 극치다.

그냥 걸어오는데, 등장부터 섹시함과 카리스마에 압도된다.

배우 아이유가 피하는 건지, 캐릭터를 못 만나건지, 아니면 전략적 의도성인지는 모르겠으나 배우 아이유에게는 섹시함이 부족하다. 물론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다. 아직 젊기에. 그러나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당장 목매달 필요는 없다. 그러나 섹시함이 부족한 배우는 수명이 짧다. 평범한 배우는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라는 로비로 연명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천천히, 아니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잘 모르겠으면 제주도 효리언니에게 자주 놀러 가면 될 일이다. 그냥 지켜만 봐도 섹시함이 뭔지, 그 원천이 뭔지 그대로 보여주는 표본이니 말이다. 여배우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세월이다. 노화가 섹시함을 빼앗아가는 원천이라 믿기 때문이다. 그 믿음 때문인지 섹시한 중년 여배우는 드물고 드물다.

 

그런데 제주도 그녀는 섹시함이 단순히 외모가 아니라, 젊음이 아니라, 세월이 가도 원숙한 내면의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오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여자의 섹시함이 20대의 전유물이라는, 젊음의 전유물이라는 천박한 인식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그녀다. 20대 때는 그 나름대로, 지금 40대 때는 또 그 나름대로 원숙한 섹시함이 뭔지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배우 아이유가 놀러 가야 하는 이유다.

 

여하튼 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세계에 살며 그걸 노래하면 좋겠다. 배우 아이유는 지금처럼, 그러면서도 때로는 섹시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도 보고 싶다. 너무 개인적 욕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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