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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

이름은 '이치로'처럼 특이해야 한다?

이름은 '이치로'처럼 특이해야 한다?

 


최근 일본 이치로 선수가 은퇴해서 화제입니다. 그는 일본을 평정하고 미국 메이저리그로 넘어가 신인상과 시즌 MVP를 동시에 차지한 전설적인 선수입니다. 그런데 그가 개명했다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해 개명은 아니지만 개명효과를 낸 경우지요. 그의 풀 네임은 스즈키 이치로입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보통 성으로 등록을 한답니다. 그러니까 스즈키라고 해야 하는데, 그는 특이하게 보이기 위해 이치로로 등록했답니다. 이후 그의 삶이 바뀌게 되었지요.

 

이치로는 고교 시절에 마른 몸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답니다. 지명 순위 4위로 온 프로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물론 2군에서 재능을 보였으나 독특한 타법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이단이란 말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새감독의 권유로 등록명으로 스즈키에서 이치로로 바꾸게 됩니다. 일본에서 흔한 성이 스즈키를 버리고, 자신만의 이름인 이치로로 불리게 된 것입니다. 감독은 시대를 앞서 프로에서 차별성 없는 이름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이런 비슷한 문제는 한국에서도 발생합니다. 비근한 예로 예전 야구선수 박찬호와 골프선수 박세리가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활동한 적이 있지요. 이들 모두 성을 따라 이라 호명되었습니다. 이름을 호명하기 힘든 현지에서 그냥 쉽게 성을 부른 거지요. 결과적으로 차별성이 사라지게 된 겁니다. 심지어 영국에서 활동하던 박지성도 이었으니 한국 선수는 모두 팍이냐는 농담까지 있었다 합니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입니다. 여하튼 이치로는 등록명을 바꾼 이후 놀랍게도 전혀 다른 선수가 됩니다. 그리고 이젠 전설이 되었지요.

 




한국사회는 유난히 튀기 보단 무난한 삶을 추구합니다. 아마도 엄격한 신분사회였던 과거와 굴곡진 현대사가 맞물려 생겨난 정서일 겁니다. 그래서 개성보다는 쉽게 무리 속에 섞이기를 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젠가 외국 언론에 한국의 출근하는 직장인 사진이 실린 적이 있는데, 외신이 주목한 부분은 비슷한 스타일과 같은 계열의 색상의 옷이었습니다. 단체 유니폼도 아니었는데 너무나 비슷한 옷들을 입고 있었습니다. 개성은 찾아 볼 수 없는 장면이었지요. 외국인 눈에는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한국 사회는 전세대를 거쳐 유행에 매우 민감합니다. 유행의 범위도 광범위하여 생활에 관련된 모든 부분이 해당됩니다. 식품, , 집 등등 모든 것이 그렇지요. 그런데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동안 문제가 되었던 라돈 문제도 이런 유행의 결과지요. 음이온이 몸에 좋다니 무작정 따라하다 벌어진 일인 겁니다. 유행에 민감한데, 개성이 없다. 참 아이러니 하지요. 집단주의적 경향이 강한 사회적 정서가 그래도 일상생활에 투영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을 받들어 개별적인 자신의 삶을 살기를 포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작명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저 예쁘고 무난한 이름을 추구하다보니 개별적인 특성이 사라지는 경향이 강합니다. 인류의 역사로 보면 이름이라는 것 자체가 남과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에는 개별적인 특성이 잘 드러나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개성은 없는 무난한 이름이 더 선호되고 있습니다.

 

이름에는 그 사람의 고유한 개성이 담겨야 합니다. 그래서 평범한 이름보다는 튀는 이름이 더 좋은 것입니다. 현대는 자기 스스로 자신을 알리는 시대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광고하는데 가장 앞서 등장하는 것이 이름입니다. 그래서 주목받고 싶다면 이름부터 달라야 하는 겁니다. 한국의 부모들은 참 욕심이 많습니다. 자녀들이 영재였으면 하면서도 튀지 않길 원합니다. 굉장한 모순입니다. 평범한 영재는 없고, 무난한 천재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모순을 추구하니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선택의 문제입니다. 독특하게 키울 것인가. 아니면 평범하게 키울 것인가. 작명으로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색정명

이메일: fivecolorgoodna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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