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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 평론

<선무당 평론> 호날두는 싸가지 없어 성공한 거다.

<선무당 평론> 호날두는 싸가지 없어 성공한 거다.

 

장면 1. 호날두는 한국 방문 친선경기에서 경기출장은 물론, 그 흔한 립서비스도 없이 시큰둥한 반응만 보이다 경기장을 떠난다. 한국 관객에 대한 모독이다. 당연히 관중은 분노한다.

 

장면 2. EPL에 입성한 한 한국선수가 팀 훈련을 마치고도 개인 훈련을 한다. 이를 지켜본 팀 관계자는 엉뚱하게도 지나친 훈련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다.

 

장면 3. 메이저리그 수비 연습. 내야수는 펑고를 받고 1루에 송구하지 않고 옆에 던져둔다. 한국 수비 연습., 펑고 받은 내야수는 전력을 다해 1루에 빠르게 송구한다. 메이저리그는 실전에서는 놀라운 송구를 해낸다. 한국은 실전에서 그저 그런 송구를 한다.

 

장면 4. 중국 축구협회는 히딩크에게 합숙훈련을 제안한다. 히딩크는 거절한다. 박항서의 베트남과의 경기결과가 좋지 않자 히딩크는 해고 된다.

 

 

호날두는 이탈리아에 돌아가자마자 운동하는 사진을 올려 한국 팬을 약 올린다. 불출장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다. 구단이나 감독과 문제가 있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약간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나, 피로가 좀 쌓인 상태였을 수도 있다. 한국 방문에서 거의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호날두, 웬만하면 나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싸가지 없는 행동이지만, 그래서 호날두가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만34세의 나이에도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것이다. 자기중심적 철저한 관리가 그의 최고의 장점이다.

 

부상투혼, 한국 팬들이 유난히 좋아하는 표현이다. 사실 일본, 중국도 마찬가지다. 를 위한 소의 희생이라 최고의 덕목처럼 여겨진다. 팀을 위한 희생.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런 문화에 선수는 자신의 부상을 감추기까지 한다. 그것이 미덕이다. 이처럼 부상투혼을 즐기는데, 피곤하다고 경기에 나가지 않는다면 미친놈이 되는 건 당연하다. 어떠한 상황에도 감독이 나가라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부상투혼이나 피곤한 걸 알면서도 나가는 것은 미친 짓이다. 경기력은 떨어지고, 다른 선수는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선수의 부상을 악화되고, 다른 동료의 부담이 가중되기 마련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도 선수에게나 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그래도 관습은 무섭다. 여전히 찬양하며, 반복한다.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경기에 참여하는 투혼이 미덕이 된다.

 

훈련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이가 적지 않다. 훈련으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훈련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 훈련이 모든 걸 해결해준다면 북한 같은 곳에서는 365일 합숙훈련을 할 수 있는 조건이며, 당연히 세계 최고수준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개인 종목을 제외하고는 현실은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지옥훈련으로 유명한 김성근식 훈련 현장 - 정근우가 더 향상시킬 기술이 있을까?

일정한 훈련은 실력을 향상 시키지만, 훈련 과잉은 오히려 실력은 퇴보시킨다. 특히 지나친 훈련의 치명적 약점은 창의력을 떨어뜨린 다는 점이다. 또한 크고 작은 부상만 양산한다. 실전은 언제나 변화무쌍하다. 훈련은 어쩔 수 없이 일정한 패턴만 반복 연습한다. 그러다보면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한다. 펑고와 실전의 타구는 공의 질, 방향, 상황이 전혀 다르다.

 

홈경기에 약한 팀이 있다. 보통 그 원인을 훈련부족이나 정신상태라고 한다. 훈련을 늘리고, 정신교육을 강화하라고 요구한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방법이다. 부상 중에 특히 피로골절은 치명적이다. 장기적으로 쌓인 피로가 만드는 부상이다. 육체적 부상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집중력 저하도 큰 문제다. 홈경기 부진의 핵심적인 이유는 쉴 줄 모르기 때문이다.

 

훈련하는 법은 배웠어도 쉬는 법은 배워본 적이 없다. 경기는 고민하지만 쉬는 방법은 고민해본 적이 없다. 집중하는 법은 배웠어도 이완하는 법은 배워본 적이 없다. 배워보지 않았으니 술 먹는 것이 거의 유일한 쉬는 방법이자 이완하는 방법이 된다. 훈련으로 시간도 부족하니 말이다.

 

불만이 있어도 참아야 하고, 인내해야 한다. 감독은 절대자다. 속이 문드러져도 참아야 한다. 외국 선수가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감독에게 항의하고, 선수 사이에 논쟁하는 것이 의아하다. 참으면 될 뿐인데, 그러나 감정은 표출해야 풀린다. 무시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도 술 한 잔에 담아버린다.

 

인간은 24시간 긴장하거나 집중할 수 없다. 그럼 정신적으로 붕괴된다. 10분을 집중하기도 쉽지 않다. 선수가 경기에서 집중력 저하의 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제대로 긴장완화를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기도 마라톤 하듯 계속 뛰며 경기할 수 없다. 뛸 때 뛰고, 쉴 때 쉬는 요령을 배워야 한다. 체력 안배다. 정신도 마찬가지다. 집중할 때 하고, 풀 때 풀 수 있는 요령을 배워야 한다. 집중과 이완을 동시에 배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집중만을 외친다. 심지어 훈련에서도 생활에서도 긴장하란다. 그러니 필요한 순간 집중하고 싶어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아프면 아프다고, 컨디션 좋지 않으면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면 된다!는 무식한 방법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경기하는 법뿐만 아니라 쉬는 법, 사는 법을 함께 고민할 때가 된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실력 향상이 가능하다. 집에서 부인과 싸우고 나온 선수가 경기를 제대로 뛰겠는가 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딸내미 고등학교 졸업식에 순위 싸움 중의 감독이나 선수가 휴가를 내는 이유다.

 

물론 올해도 프로야구는 마무리 훈련을 실시할 것이다. 관습이다. 그냥 그래야 한다고 믿을 뿐이다. 마무리 훈련에 성과를 보인 신인 선수는 주목을 받고, 스프링켐프까지 집중적인 훈련을 받을 것이다. 언론은 유망주라 설레발을 떨 것이다. 그리고 시범경기까지 놀라운 성과를 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 투입되면 이내 실망하게 될 것이다. 사실 훈련 과정에서 신인은 이를 악물기에, 혹사당하기 쉽고, 근육의 피로는 배가 된다. 그래도 참고 견딘다. 그것이 미덕이다. 그러다 실전에 투입될 쯤에 지치고, 망가진다. 충분한 휴식을 주어야할 근육에 무리한 훈련이 더해지니 당연한 결과다.

어깨 부상 김윤동

이제 한국 전체 스포츠에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농구에서도 말이 나오듯, 산악훈련, 지옥훈련은 보기는 좋고, 말하긴 좋아도 실질적인 실력 향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없다!

 

현재 한국 프로스포츠는 훈련이 경기력을 저하시키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축구, 야구, 농구 모두 마찬가지다. 초보자는 훈련으로 기량이 놀랍게 향상하지만, 일정한 수준에 오른 이에게 훈련은 실력향상이 아니라 감각유지에 불과하다. 그런데 무식하게 장기간 무리한 훈련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어떻게 쉴지에 대한 고민이 실력향상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쉬면서 체력을 유지하는 방법, 쉬면서 긴장을 푸는 방법, 후유증 없이 쉬는 방법 등을 배워야 한다.

 

이제 훈련 좀 그만하자! 무식한 훈련 말이다! 또한 한국은 지나치게 도덕적으로 완벽한 선수를 원한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은 똘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창의력의 원천이다. 제발 지나친 도덕적 잣대로 선수나 연예인을 평가하지 말자. 숨 좀 쉬게 해주자. 그들은 광대다. 그들이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뛰어 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좋은 경기나 공연을 보기위한 관중과 팬의 의무다. 제발 엄격한 도덕적 잣대는 힘 없는 선수나 연예인이 아닌, 힘 있는 정치인이나 관료, 혹은 경제인에게, 그런 공인에게 마음껏 휘두르시라!

 

물론 프로선수의 팬 서비스는 확실해야 한다. 그러나 팬의 요구를 다 들어주면 선수는 망한다. 적당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구단이 나서야할 부분이다. 일정한 형태로 선수의 부담 줄여주고, 팬의 요구도 만족해줄 수 있는 타협점을 찾아내야 한다. 그 타협점내에서 선수는 최선을 다하고, 팬은 요구해야 한다. 호날두와 달리 인간은 심리적으로 약한 존재다. 스트레스가 경기력 저하로 연결되는 건 시간문제다. 악풀 하나에도 흔들리기 쉽다. 관리는 필수다. 협회와 구단이 나서야 한다.

 

그래도 호날두는 심했다! 싸가지 없는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