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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당 평론

<선무당 평론> 이광수 이젠 <런닝맨>을 떠나야하지 않을까?

<선무당 평론> 이광수 이젠 <런닝맨>을 떠나야하지 않을까?

 

이광수는 어느 날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등장한다. 무명이었던 그는 노홍철 이후 가장 독특하고, 충격적인 캐릭터로 시청자의 주목을 끈다. 이전까지는 상상하기도 힘들었던 캐릭터였다. 사기꾼 노홍철과 배신자 이광수는 모두 전에 없던 신선함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섰고, 시대는 환호했다. 그래도 이젠 떠나야 하지 않을까?

 

떠나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광수에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런닝맨>과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런저런 비난이 있어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주말 프로그램의 고정 출연자. 무명에게는 말할 것도 없고,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자리다. 그래도 떠날 때가 된듯하다. ‘배우이광수라면 말이다.

<런닝맨>에서 이광수는 핵심적인 멤버다.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마음 것 발휘하며 프로그램을 빛내고 있다. 과히 유재석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아니 어쩌면 유재석보다 클지도 모른다. 특히 해외에서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 없는 <런닝맨>은 생각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광수는 <런닝맨>을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영향력이 대단한 스타가 되었다. 무명에서 벗어나 높은 인지도와 인기 그리고 수익을 얻었다. 참 고마운 프로그램으로 그에게는 황금알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다. <런닝맨>도 아시아 프린스를 앞세워 해외에서 프로그램 지명도를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중국, 동남아 등 국가에서 이광수의 인기는 프로그램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그램과 출연자가 서로 윈윈 상황이다.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돠. 그런데 바로 이광수와 <런닝맨>의 조합이 너무나 좋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인기와 인지도가 향상되면서 배우연예인을 바뀌어갔고, 심지어 개그맨이 되어야 했다. 만들어진 이미지니 상관없다고 볼 수 있다. 과연 그럴까. 이런 이미지가 연기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특히 영화배우를 꿈꾼다면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매체는 매우 다양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유료와 무료의 구분은 명확하다. TV와 영화와 차이라고나 할까? 별것 아닐 수 있지만, 소비자의 접근자세나 향후평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난다. 가벼움과 신중함. 무료는 언제나 채널을 바꾸면 된다. 유료는 강제 당한다. 무료는 짜증에서 끝나지만, 유료는 짜증이 쌓여 분노가 된다. 무료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것과 유료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것이 확연히 다르다.

 

과연 극장에서 이광수의 얼굴을 보고, <런닝맨>의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수 있을까? 배신자란 인지도가, 그 재미있는 캐릭터가 오히려 영화 몰입에 방해가 되진 않을까? 과연 그런 이미지로 진지한 연기가 가능할까? 관객의 입장에서 말이다. 이광수가 오열하는 진지한 연기에서 웃음이 나진 않을까? 몰입에 방해가 되진.......

 

영화나 드라마에서 배우는 자신을 잊고 캐릭터가 되어야 한다. 관객도 마찬가지다. 영화배우가 아니라 출연자로 그를 받아들여야 한다. 이병헌이 아니라 유진으로, 송광호가 아니라 택시운전사로, 김혜수가 아니라 차이나타운 엄마로....... 그래서 일정한 인지도는 영화 흥행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노출은 특히 사생활 공개는 오히려 영화를 방해하기 마련이다.

 

할리우드에서는 영화배우는 TV에도 잘 출연하지 않고, 심지어 광고조차도 망설인다고 한다. 물론 한국은 시장이 작아 영화배우로 활동하기 쉬운 상황이 아니다. 할리우드야 영화 한 편의 수입으로 몇 년, 아니 평생을 충분히 버틸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은 다르다. 그래서 광고, TV, 예능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특히 무명이라면 더 그렇다.

 

이광수는 연기력이 뛰어난 기대되는 배우다. 그냥 어정쩡한 배우라면 이런 글을 쓸 이유도 없다. 그런데 배우 이광수는 개그맨 이광수에게 밀려난 지 오래다. 이 이미지가 더 고착되면 과연 돌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물론 이광수는 영화는 계속 찍을 것이고, 열정적으로 임할 것이다. 섭외도 많이 들어올 것이다. 투자자야 인지도만 있으면 오케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이광수가 소모되는 건 아닌지.

<런닝맨>일까? 영화일까? 

이광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배우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다. 아무리 한국이 작은 시장에서 어쩔 수 없다지만, 어느새 고민조차 없어지고 당연시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중년배우의 겹치기 출연, 돌려막기 연기, 여기에 예능까지 출연하면 어쩌란 말인가. 여기서 시아버지(어머니), 저기서 회장님. 그리고 예능에서 자식얘기까지 털어 놓고 있으니. 아무리 물질주의가 판을 치고, 돈이 최고라지만 이건 아니다.

 

배우로써의 자존감을, 예술가로써의 자존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잊은 지 오래다. 그래도 최소한의 상도덕이라도 지켜야하지 않느냐는 말이다. 아니 시청자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해 줬으면 한다. 윤종신의 현명함 정도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 절제는 필요하다. 무료채널에서 충분히 볼 수 있는 그를 돈 내고, 시간 내서 영화관을 찾아 볼 일 없다.

 

예능도 일종의 연기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오버스럽고, 작위적인 연기, 그리고 습관적인 리액션. 이런 전형화된 감정에 자주 노출되면, 그 억제와 통제에 익숙해지면 연기력 감소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단기간 출연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다른 직업처럼 되면 곤란하지 않을까 한다.

 

이광수는 <런닝맨>를 통해 얻고 싶은 건 모두 얻지 않았나 싶다. 인지도, 인기, 수입까지 모두 말이다. 이광수 스스로도 예능 출연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충분히 가능함에도 겹치기 출연 등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영화가 부업이라면 몰라도, 이제 영화배우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된 것 아닌가. 심각히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광수야! 깐느에 가서 남우주연상 한 번 타야지. 이광수라면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