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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명

여자는 이름이 필요 없다?!

여자는 이름이 필요 없다?!

 


저출산이 문제라고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대부분 둘만 낳아도 애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 입니다. 자식의 숫자가 줄어드니 부모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고, 이름도 중시하여 잘 지어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남녀 이름의 선호도나 인기 순위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혹시 아세요? 한반도에서 여자이름의 역사는 정말 짧답니다.

 

특히 조선시대가 문제였지요. 당시 조선사회는 원리주의적 유교관념으로 사회가 돌아갔습니다. 유교 경전의 남녀유별男女有別이란 관념을 근거로 가혹한 남녀차별이 노골적으로 자행되었습니다. 이름도 그런 영향을 받았지요. 당시 여자는 삼종지도三從之道라 하여 태어나서는 아비, 시집가면 남편, 나중에는 아들을 따라야 했지요. 조선시대 여자는 요즘말로 잉여인간이었습니다. 족보에도 오를 필요가 없고, 법적으로 보장이 안되니 이름이 필요 없었습니다. 정말 잔혹한 차별이었습니다.

 

일반인만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단종의 왕후는 정순왕후입니다. 단종의 비극과 함께 아련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왕후인데도 이름이 전하지 않고, 송씨라고만 전합니다. 왕후의 이름이 전하지 않을 정도니 나머지 여인의 인생을 뻔한 셈이지요. 이름만 기록에 전하지 않는 것일 수 있으나, 실제 이름이 없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전해지는 이름이 없으니 사극 드라마에서 여인이 필요하면 가상으로 이름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합니다. 조선시대 이러한 전통은 조선말기까지 이어집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명성황후도 정확한 기록이 없고 민씨로만 전해집니다. 인터넷 등에서 명성황후의 본명이 민자영이라고 알려있기는 하지만 이 이름도 소설에서 유래한 것이랍니다. 천하를 호령해도 이름이 없다. 그것이 당시의 현실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자는 이름이 필요없던 존재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철저한 차별은 일제시절 인구파악과정을 통해 변화하게 됩니다. 그때 가장 많이 썼던 이름은 자입니다. 일본에서 여자들에게 흔히 붙이는 이름자를 따라한 것이지요. 그래서 순자, 영자 등 자자 이름 전성시대가 열립니다. 특히, 일본을 동경하는 좀 배웠다는 사람들이 많이 따라하였기에 그 영향력은 1970년대까지 이어집니다. 해방 후에는 자자가 점차 사라진 빈 자리를 남아선호사상이 차지합니다. 정말 너무하게 이런 사상이 그대로 여성의 이름에 투영합니다. 후남, 또남, 끝남 등 딸의 이름에 아들을 얻기 위한 소망을 담았습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정말 너무 무신경한 작명이 넘쳐났습니다.

 

여자의 이름이 제대로 자리를 잡은 것은 1990년대 이후 입니다. 1980년대부터 여성의 이름이 고유한 성질을 나타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접어들어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인식변화 등 사회적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여성 고유의 예쁜 이름이 유행하였습니다. TV드라마의 영향도 적지 않았지요. 지금은 딸바보라는 단어로 대표되듯 딸에 대한 애착이 아들을 웃돌 정도였기에, 남녀 모두 제대로 된 이름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 제대로 된 여성에 대한 작명을 30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작명가조차도 여자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갈팡질팡 합니다. 한동안은 그냥 예쁘면 그만이라고 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여자는 꽃이라는 시대착오적 작명을 벗어나야 할 때입니다. 그러면 여자에게는 어떤 이름이 좋을까요? 남자 이름과 무슨 차이가 존재할까요? 다음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색정명

이메일: fivecolorgoodnam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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